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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제목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지은이 ; 조지 리처

출판사 ; 시유시

읽은기간 ; 2011.2.19 - 2.25

 

 

 

[기술의 진보가 현대인에게 여가 시간을 늘려주는가?]

서울대학교 2003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인문계열 심층면접 기본소양평가 응용문제

다음 제시문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1. Technological advancement also implies an increase in standards of living, which may result from either greater output or more leisure while maintaining the same level of output. In short, "technological advancement" may be defined as any change in a production process leading to higher standards of living through increased output from the same amounts of resources or through the use of fewer resources to produce the same level of output. 
As noted earlier, improvements in standards of living may take two forms, or a combination of both. Output for the same employment may rise, yielding higher per capita output and consumption, or hours worked to produce the same output may fall. The evidence--more food, clothing, and television sets per person as well as the absence of twelve-hour workdays and six-day workweeks--suggests that gains from technological advancement have been taken historically as a combination of higher output and fewer inputs, but not involuntary reductions in inputs. Lured by increasing per capita output (reflected in higher real pay) and released by technology from household drudgery, women have entered the labor force in increasing numbers. on the other hand, the participation rate of men has decreased.[10] Surely, if productivity continues to be enhanced through technology, both men and women will choose more goods and services as well as earlier retirement, prolonged education, and more leisure time. 
(Cato Institute(R. H. Mabry and A. D. Sharplin)) 

2.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15살 이상 남녀 2500여명에게 ‘노동과 여가, 가족’에 관해 물은 결과 가족 지향성은 높아지고 일 지향성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외 근무를 할 수 있다”는 대답은 1차조사(1998년)에서 2.97(4점 척도)이었으나 2차조사(2002)에서는 2.93으로 줄었다. “업무 중 집안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대답은 2.79(98년)에서 2.83(2002년)으로 높아졌다. 그런데 이런 ‘지향성’과 별개로 실제 한국인의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대신 가족시간은 늘고 있는가. 
  안정옥(38·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씨의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현대미국에서 시간을 둘러싼 투쟁과 소비적 현대성: 노동, 시간과 일상생활’(2002)은 1970년대 이후 미국의 가족이 역사상 최초로 여가시간의 쇠퇴와 축소를 경험한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됐으나 점차 ‘노동과 여가의 균형’이 깨지고 오히려 ‘더 많은 노동시간’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이것이 가족의 불안정과 위기를 깊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가의 축소’라는 뜻밖의 분석은 주5일제 도입을 앞에 둔 우리의 눈길을 잡아끈다. (중략) 
  경남대 이은진 교수(사회학)가 한국방송과 통계청의 생활시간 조사자료(1985∼99)를 토대로 분석한 ‘직업별 노동시간의 변화’를 보면, 90년대 후반 들어 정상근무 노동자 비중은 계속 줄고, 거꾸로 밤·새벽·주말 노동이 뚜렷이 확대되고 있다. 밤 9시에 일하는 노동자는 6.7%(85년)에서 14.2%(99년)로, 밤 12시 노동자는 1.7%(85년)에서 5.2%(99년)로, 새벽 2시 노동자는 1.1%(85년)에서 3.2%(99년)로 늘었다. 반면 낮 11시에 일하는 노동자는 71%(85년)에서 62.3%(99년)로 줄었다. 특히 사무기술직과 경영·전문직을 중심으로 토·일요일 노동시간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취업자의 토요일 노동시간은 5시간 58분(85년)에서 6시간 37분(99년)으로, 일요일 노동은 3시간 22분(85년)에서 4시간(99년)으로 늘었다 
(‘열실히 떠난 당신, 더 일해라’, <한겨레21>) 
                                            
(질문 1) 제시문 1의 요지를 간략하게 말하시오. 
(질문 2) 제시문 1의 요지를 고려해서, 제시문 2에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시오. 


[기술의 진보가 현대인에게 여가 시간을 늘려주는가?]('독서평설' 2003년 6월호 강호영 원고)
                                    강 호 영(평설위원, 서울 성남고 교사) 
1. 영어 제시문 해석 
  기술적인 진보는 또한 더 많은 산출을 얻거나 또는 같은 수준의 산출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여가 시간을 얻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간단히 말해서, '기술적인 진보'란 같은 양의 자원으로 산출을 더 증가시키거나 더 적은 자원으로 같은 수준의 산출을 내는 생산 과정을 통하여 좀 더 삶의 질을 높이려는 변화로 정의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삶의 질 개선은 두 가지 형태, 또는 그 두 가지 형태의 혼합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노동량에 의한 산출량이 증가하면, 1인당 생산성과 소비율이 증가하거나, 같은 양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노동시간이 감소할 것이다. 더 이상 하루에 12시간을 일하거나 1주일에 6일을 일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뿐 아니라, 식료품과 의류, 텔레비전 수상기의 1인당 보유량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기술적 진보가, 역사적으로 획득해 온 '최소 투입과 최대 산출'에 의해 얻어진 것이지, 투입의 무의식적 감소에 의한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고수익이 반영된 1인당 개인 생산성의 증가와 가사 노동에서의 기술적 진보로 많은 수의 여성들이 노동자로서 사회 활동에 참여해 왔다. 그와 달리 남성의 사회참여는 오히려 감소하였다. 확실히,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산력이 계속해서 증가한다면 여성이나 남성 모두 조기 은퇴, 평생 교육, 여가 시간뿐 아니라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도 선택하게 될 것이다.

2. 문제 해설 
(질문 1) 제시문 1의 요지를 간략하게 말하시오. 
  제시문의 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글쓰기의 기본 원리 중에서도 단락 쓰기의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단락 쓰기의 기본 원리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하나의 단락은 반드시 하나의 소주제와 충분한 뒷받침 문장으로 구성된다."는 완결성의 원리를 들 수 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원리를 단락의 주제 문장을 찾고 나머지 뒷받침 문장을 통해 그 주제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통 그 주제문은 단락의 첫머리나 끝에 오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알아 두는 것이 좋다.
<제시문1>은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1977년에 설립된 민간 공공 정책 연구소로,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음)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클렘슨 대학의 재정학 교수 매브리(R. H. Mabry)와 루이지애나 동북부 대학의 경영학 교수 샤프린(A. D. Sharplin)의 공동 보고서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글의 핵심은 '기술적인 진보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문장에 잘 드러난다. 여기서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수입과 여가 시간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기술적인 진보 덕분에 더 많은 산출을 얻거나 또는 같은 수준의 산출을 유지할 수 있게 되어 사람들의 여가 시간이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확실히 기술로 인해 생산력이 계속 증가한다면 여성이나 남성 모두 조기 은퇴, 평생교육, 그리고 더 많은 여가 시간뿐 아니라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할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질문 2) 제시문 1의 요지를 고려해서, 제시문 2에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시오. 
  질문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두 가지이므로, 순서대로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우선 <제시문 2>에 나타난 현상을 설명한 뒤, 그 현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순서로 답변하는 것이 좋다. 
<제시문2>에 나타난 현상을 살펴보면 노동과 여가, 가족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직업 능력 개발원의 조사 결과는, 현대인들의 노동 지향성이 줄어든 대신, 여가와 가족에 대한 지향성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안정옥씨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을 통해, 인식의 변화와 상관없이 현실은 '여가의 축소'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밝힌다.
  이은진 교수의 생활시간 조사 자료는 현대인이 밤 시간대나 주말에도 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자료 역시 '노동 시간이 증가하고 여가는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문구가, 이 기사에서 "열심히 떠난 당신, 더 일해라!"가 돼 버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여가 시간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면서도 오히려 노동 시간이 늘고 있는 현상은,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가 자본주의 사회의 몰락을 예견하면서 지적한 노동의 악순환 현상과 유사한 형태다. 미국에서도 현대인의 여가 시간의 양이 1930년대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맥도널드화(McDonddization,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매릴랜드 대학 교수인 조지 리처가 그의 저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The McDonaldization of Society)에서 사용한 개념이다. 여기서 맥도날드화란, '효율성, 계산 가능성, 예측 가능성, 계량성, 무인 기술로의 대체'로 요약되는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서비스, 교육, 레저, 정치, 종교 등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는 과정을 뜻한다.) 로 대표되는 ‘빠른 사회’ 현상은 현대 사회의 지배적인 흐름이다. 현대사회의 미덕인 효율성과 합리성은 우리에게 좀 더 빠른 속도를 요구한다.  미래 학자들도 지식 정보화 사회의 ‘빠른 속도’에만 관심이 있을 뿐 인간의 가치와 삶의 질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그 빠른 속도가 인간에게 더 많은 여가를 가져와 삶의 가치를 향상시켜 줄 거라고 믿어 왔다. 하지만 여러 자료에서 볼 수 있듯, 기술의 진보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사회는 오히려 우리에게 여가를 빼앗고 우리로 하여금 오랜 시간 일에 매달리게 만들고 있다. 결국 사람들이 더 많은 식품과 의류, 텔레비전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제시문1>의 내용은 여가 시간이 늘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보다, 노동자가 더 많은 시간을 노동에 할애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요즘 일고 있는 ‘느리게 살기 운동’이나 ‘슬로우 푸드 운동’(맥도날드 햄버거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에 반대해 1986년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운동을 말한다. 느린 식사, 미각의 즐거움, 전통 음식의 보전 등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그리고 ‘생태철학(환경과 생명의 본질에 관한 철학)' 등은 이 같은 속도 위주의 현 사회를 바꾸기 위한 대안이 되고 있다. 지식 정보화 사회가 현재처럼 우리에게 더 많은 노동, 더 강도 높은 노동을 요구한다면 이 새로운 문명은 절대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속도’가 아니라 ‘가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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