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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살기 좋은 세상을 향한 꿈





서양 철학과 동양 철학이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서양철학이 절대 선을 추구했었다면 동양 철학은 현실의 문제에 대한 처절한 고민이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 서양에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었다면 동양에는 공자와 맹자가 있다. 더 나눠말하자면 춘추시대에 공자가 있었다면 전국시대에는 맹자가 있었다.

한마디로 난세에 현자가 있어 우리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정표를 제시했던것이다.

 

내가 '맹자'에 대해 알고 있는 바는, '성선설'을 주장한 중국의 사상가이며, '맹모삼천지교'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게 된 지혜로운 어머님에게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 뿐이다. 이것이 학창시절 교과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맹자'에 관한 나의 유일한 지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운 인문고전 책을 꺼내들게 된 것은 순전히 정치라는 것이 무었인지, 올바른 정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독서 토론을 하기위함 때문이었지 근사하게 포장해서 우리가 역사 속에서 미래를 꿈꾸듯이, 고전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엿볼 수 있다는 사실이 ... 뭐 이런것 까지 말 할 수 있는 수준이 나는 되지 못한다.

사실, 맹자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선뜻 이 책을 집어든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무엇에 중점을 두어야하며,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격려한 것은 다름아닌,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저자 김태완이었다.

이 책은 남들이 『맹자』를 어떻게 읽었건 나는 『맹자』를 이렇게 읽었다고, 내 안목을 고백하는 글이다. 여시아문如是我聞이 아니라 여시아독如是我讀이다. 남들이 어떻게 읽었던 간에 나와 달리 읽었다고 해서 그들이 잘 못 읽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문 7p)

저자가 『맹자』를 읽은 느낌을 따라 글을 읽어가다보면, 나 역시도 『맹자』에 대한 느낌을 얻을 수 있으며, 저자의 말처럼『맹자』를 보는 눈이 넓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덧붙히지만 편독의 습관도 조금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요즘 우리 사회는 경제적 위기에 놓여있으며, 정치인들과 국민들 사이의 불신으로 사회적으로도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다. 오랜 관례처럼 이어오는 권력자들의 부패로 그들을 향한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고, 제 배만 채우려는 대기업과 권력자들의 욕심은 결국 국민들을 굶주리게 했으며, 이로인해 서로를 헐뜯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조성되기에 이르렀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도 큰 위기에 놓여있다.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껴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산 사람을 봉양하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데 유감이 없게 하는 것이 왕도 정치의 시작입니다. (본문 30,31p)

1장 맹자가 꿈꾸는 세상에서 저자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예로 들며 설명했다. 마을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도록 이끌어 가는 비결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촌장은 "멕여야지!" (본문 24p)라고 말했다. 왕다운 왕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구체적인 일은 바로 백성의 의식주를 마련해 주는 일이다. (본문 30p) 국가의 이익이 아닌 인문의 복지와 사회정의를 통치의 이념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 비로소 이해가 간다.

백성을 잃었다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잃은 것이다. 천하를 얻는 데는 방법이 있다. 백성을 얻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 백성을 얻는 데는 방법이 있다. 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백성을 얻을 수 있다. 그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방법이 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을 모아 주고 싫어하는 것을 끼치지 않는 것이다. (본문 35p)

현재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 추모 그리고 반값 등록금 등 촛불 시위로 우리들의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의견은 폭력으로 진압되었고, 우리의 의견은 무시되고 있다. 나라를 소유하는 것은 민심을 소유하는 것이라고 했다. 『논어』에도 백성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나라를 지탱할 수 없다(본문 35p)고 하였다는데, 그렇다면 『맹자』는 정치인들이 꼭 읽어봐야 할 법한 내용은 아닐런지. 정치인들과 국민들간의 신뢰가 있다면 우리 사회의 위기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과연 무엇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지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3장 인간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맹자의 성선설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1장에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이들에게 말하고 있다면, 2장은 쉽게 말해 국민들을 향해 혹은 개개인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어지럽다. 무수히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의심과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지하철의 막말남녀가 등장하고, 왕따에 의한 자살과 폭행,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이들이 비일비재하다. 맹자는 말한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는 사람의 길이다. 길을 버리고서 가지 않으며 마음을 놓쳐 버리고서(放心) 찾을 줄 모르니 안타깝다! 사람들은 기르던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찾을 줄 알면서도 마음을 놓쳐 버리고서는 찾을 줄 모른다. (본문 163p)

마음의 착한 본성은 욕망과 늘 충돌하기 마련이고, 욕망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몸에 바탕을 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의 지향과 갈등을 일으킨다(본문 164p)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마음의 착한 본성보다 앞선 욕망으로 인해 도덕적으로 파괴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군자는 근심하는 바가 없다. 인이 아니면 하지 않으며 예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하루 아침의 근심이 있다 하더라도 군자는 근심하지 않는다. (본문 168p)

우리는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꿈꾼다. 과학의 발달은 풍요와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기에 얼핏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자칫 착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더 나은 세상이라 함은 어울려 살아감에 있어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실현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믿음은 점점 사라지고 있고,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로 인해 경제적 모순을 떠안고 있다. 『맹자』는 우리가 떠안고 있는 문제들을 직시하고 있으며, 이에 그의 사상은 우리가 꿈꾸는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맹자는 왕도 정치 속에서,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써 우리들이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질책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어렵고 난해했으며, 처음 접해보는 『맹자』였기에 다소 힘들었지만, 저자의 도움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이해하며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를 통해 나름 생각하는 과정 속에서 『맹자』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살기 좋은 세상을 향한 꿈 맹자>>를 통해서 나는 우리 사회에 눈을 돌려보는 계기가 되었다. 목적도 없이 마구 앞만보고 뛰며 루하루를 바쁘게 보내왔던 나에게 이 책은 한 박자 쉬어가며,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주었던 것이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읽는 동안 앎에 대한 즐거움, 깨달음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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